가베스의 오아시스는 튀니지에서 가장 큰 면적을 자랑한다. 오아시스 농업과 관광으로 유명한 토저는 비슷하지만 두 번째 규모다.
큰 오아시스란 주로 대추야자나무의 재배면적으로 구분하는데 토저의 20만주에 비해 가베스에서는 대추야자나무가 25만 주나 심어져 있다고 한다.
하지만 가베스 쪽의 화학단지의 영향으로 생산되는 대추야자는 거의 과자를 만들때 쓰는 원료용으로 쓰이고 실제로 하품으로 여겨진다.
튀니지에서 가장 상품인 대추야자는 케빌리의 두즈 주변에서 나는 것이라고 한다.
대신 가베스에서는 야자잎으로 만든 공예품이 유명하다. 시장인 수크 곳곳에서 야자수 바구니가 팔리고 있고 이 공예품들은 관광객이 많은 제르바나 토저까지 전해진다고 한다.
가베스의 오아시스는 몇 번 방문했고 시니니의 야자수들을 본 후에 오아시스 한 쪽 구석에 숙소를 얻기도 했지만 오아시스는 여전히 나에게는 미지의 지역이다.
첫 방문때 지역민의 안내로 오아시스에서 야생으로 자라는 포도와 주인없는 석류를 채취하는 주민을 만났었는데 그 아주머니는 오아시스안에 맷돼지가 사니 조심하라고 했다. 이 지역의 토종 맷되지(사막돼지)는 크기가 작지만 사납기는 마찬가지고 여러마리가 몰려다니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가능하면 오아시스를 갈 때는 택시를 타거나 아는 사람과 동행했는데.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고 오아시스안에서 달리기 할 기회가 생겼는데 그 때 조금 더 정확한 오아시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가베스의 오아시스는 큰 남쪽과 북쪽 그리고 서쪽으로 나뉘는데 (오아시스는 대추야자 숲을 가르킨다.) 남쪽에는 정말로 숲이 깊고 사람이 안사는 곳이 넓어서 정말 야생맷돼지가 있고 서쪽은 주로 오아시스 농업을 하는 곳이고 북쪽은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소규모 농장과 빈민들이 있는 곳이라고 하였다. 그래서 아직 밥을 짓는데도 나무나 가축 배설물을 사용하여 공기 오염도 심각하다고 했다.
실제로 오아시스 안에는 낡은 집과 신발도 없는 아이들, 가축과 같이 생활하는 사람들이 여태 보아왔던 아프리카의 빈민과 다름이 없었다.
마지막으로 오아시스 안을 방문할 기회는 그곳에서 농사짓는 사람의 동생의 초대로 농장을 방문했던 것이다.
그곳에서 새로 짓고 있는 집도 구경하고 오아시스의 농업도 구경하고 며칠전 강한 모래폭풍에 부러진 야자수도 구경했지만 무엇보다 젖소를 본것에 놀랐다.
튀지니에서 젖소나 소들은 캡본과 북쪽 산에서만 일부 보았는데 사막가운데에 있는 오아시스에서도 젖소를 키우는 줄은 몰랐다.
그리고 말이 아닌 소가 당근을 맛있게 먹고 있는데 또한번 신기했다.
농사짓는 작물도 아주 다양했는데 자연수로와 더불어 양수기도 있어 건조한 사막지대지만 걱정은 없어 보였다.
강한 해를 큰 야자수가 일정부분 가려주고 중간에는 석류나 레몬, 포도등으로 바람막이역할이나 담장 역할을 하고 제일 아래에는 각종 야채와 수박, 감자등을 심는 전형적인 오아시스 농업방식이다.
인간은 먹을 수 있는 물 만 있는 이 척박한 곳에서도 오랜시간동안 삶을 유지하고 확장시켰다.
과거에는 지금의 가베스처럼 조금씩 조금씩 수로도 만들고 야자수도 심어 경작지를 넓혀 왔다면 현대에는 이스라엘이나 사우디, 요르단처럼
정말 사막한가운데에 식수만 끌어놓아 농사를 짓기도 하고 아예 바닷물로 식수를 만들기도 한다.
과거에 생존을 위한 도전이 이젠 단순 선택만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오아시스 안의 사람들이 대부분 빈민인것은 가베스 뿐아니라 다른 오아시스 도시에도 만찬가지다. 분명 과거에는 반대였을 것이다.
오아시스와 사막 어느것도 우리나라에는 없기 때문에 말하기는 쉽지 않지만 어느것도 자연이란 단어보다 생존이란 단어를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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