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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라(가베스)

[마트마타]티지마 트레킹

by monsieur 2011. 4. 29.

가베스에서 누벨마트마타를 지나 마트마타로 올라가기 직전에 있는 마을이 티지마(Tijima)다.

마트마타산에서 내려다 보면 티지마에서 올라오는 길이 보이기 때문에 티지마를 통해서 마트마타로 걸어서 올라가볼 생각으로 길을 나섰다.

가베스에서 루아지를 타고 누벨마트마타로 먼저 갔다. 마트마타로 올라가는 루아지를 갈아타고 가다가 티지마에서 내리면 될 것이다. 루아지에는 아직 사람이 3명밖에 없었기 때문에 따박(Tabac,담배, 우리나라의 구멍가게)에서 먹을것을 조금 준비하려고 한다. 따박에는 잘생긴 젊은 청년이 지키고 있었는데 음료수와 쵸콜릿가격을 잘못계산했다. 나에게 돈을 더 주어서 가격을 물어보고 남은 돈을 돌려주었다. 호감형에 잘생긴 청년인데 공부를 안했는지 불어와 산수가 잼병이다. 처음에는 동양인이라고 신기하게 보는 눈치더니 돈을 돌려주자 아주 좋아한다. 급하게 호감으로 바뀐것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

 

루아지안에 앉아서 8명이 다 차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뒤에서 누군가 어깨를 치며 이야기를 걸어온다. 마트마타에 무슨일로 가느냐고 한다. 나는 마트마타에 몇 번 가보았는데 이번엔 등산을 가려고 한다고 했다. 나에게 질문을 한 사람은 프랑스인 할머니였다. 티지마에사 홀로 생활을 하고 있는데 거기에 인터넷을 설치하려고 가베스에 갔다오는 길이라고 한다. 옆에는 기술자인 청년이 동승했다.

프랑스인들이 은퇴후에 튀니지에 많이 와서 사는데 북쪽 따바르카나 수스에 많다고 한다. 특히 할머니들이 튀니지의 젊은남자들을 유혹해서 결혼까지 한다고 하던데 이 할머니도 청년에게 뭐라고 하면서 꼬득이는것 같아 기분이 않좋다. 자기가 프랑스로 가는 비자를 받게해준다나 뭐라나.. 서로의 필요에 의한것이겠지만 듣고 보기에 좋은 모습은 아니다.

아무튼 할머니는 제르바의 전통주거 호텔처럼 운영할 생각이라고 한다. 일종에 체인점처럼 구성되어있는지 관련 명함을 주고 티지마의 집으로 갔다. 어디로 가나 봤더니 도로변에서 보았던 흰색 모스크와 같은 집이다. 그럼 할머니는 한국에서 한옥을 사랑하는 외국인과 같은 사람이 되는건가?

 

 

하데즈(Haddej)표지판 하나만 덩그러니 있는 곳을 향해서 걸었다. 아무것도 없을 것 같은 입구를 조금 지나자 전통적인 땅속집을 식당으로 만든 곳이 보인다. 안에 들어가보니 단체관광객을 위한 식사준비가 한창이다. 가격도 저렴하고 관광지에서 좀 떨어져 있기 때문에 전통적인 남부의 꾸스꾸스를 제대로 맛볼 수 있을 것 같다. 지배인은 바쁜데도 설명을 자세히 해주고 명함도 준다.

 

 

지나가면서 보았던 것과 달리 길이 넓게 잘 닦여있다. 포장은 안됐지만 곧 포장을 할듯 다리공사도 하고 있었고 인가도 간간이 보인다. 와디에서는 마트마타산도 잘 보였다. 와디를 따라올라가는 길이 있을법도 하지만 마트마타산에서 본대로 큰길을 따라 올라가는게 나을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길이 아닌곳에는 거친 식물들이 많고 진흙이나 먼지도 엄청나기 때문이다.

 

하데즈 마을에는 학교건물도 있고 아이들도 꽤 있다. 아이들은 나를 보자마자 뛰듯 다가와서 돈이든 뭐든 달라고 한다. 도시에 있는 아이들도 아니고 관광객도 거의 없는 곳인데도 어디서 들었는지 누가 왔었는지 구걸에 거리낌이 없다. 하기야 이곳 하데즈는 땅속집의 규모가 마트마타에 못지 않게 큰 곳이다.

작은 아이들뿐 아니라 키가작은 청년까지 구걸에 가세해서 돈을 주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에 잘 타일러 보낸다. 하지만 한 청년이 끈질기게 따라온다. 내가 뒤돌아서서 돈이 없다는 시늉을 하고 하늘을 가리키자 결국 포기하고 돌아간다. 튀니지의 남쪽은 사람들이 점잔은 편이지만 젊은이들은 어느나라나 똑같이 위험하고 마약성분이 있는 풀을 잘 씹기 때문에 안심할순 없다. 결국 혼자서 산으로 향하는 길로 들어서는 것을 포기하고 큰 길을 따라 누벨 마트마타쪽으로 내려가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간혹 차량도 지나가기 때문에 큰 길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생기진 않을 것이다.

 

 

마을을 지나 언덕쪽으로 향하는 비포장 도로를  한시간이 조금 넘게 걸었다. 며칠전에 불었던 엄청난 모래바람이 잊혀진듯 하늘은 맑고 간간이 부는 바람에도 모래기는 없다. 조그만 언덕을 하나 넘었을 무렵 아래쪽 올리브 나무 사이에서 할아버지와 젊은이가 예기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냥 인사나 하고 지나가려고 하는데 젊은사람이 나를 부른다. 그러더니 날 아는척을 한다. 본인이 마트마타에서 타메즈렛을 운행하는 기사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타메즈렛까지 걸어갔을때 토주트 마을까지 갔다오는 버스를 타고 갔을때의 기사였다. 그냥타고 갔던게 아니고 버스앞에서 이야기도 하고 사진도 찍었기 때문에 기억이 더 잘 날것이다.

기사는 주변 구경을 시켜주겠다고 한다. 먼저 바로 아래에 있는 옛집을 설명한다. 조금전까지 이야기 하고 있던 분이 아버지인데 예전에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살던 집이었다고 한다.

 

 

자기가 살고 있는 마을을 보여주겠다며 기사의 승용차를 타고 잠깐 가니 작은 마을이 나왔다. 이곳은 현재 기사가족과 몇몇 가구가 사는 동네로 현재도 기사의 부모님은 땅속집에서 살고 있다.

기사의 조카와 동네아이들이 신기한듯 뛰어나왔고 실제 땅속집에서 나온분은 전통복장을 하고 있는 진짜 마트마타 사람이었다.

마트마타 사람들은 이슬람세력을 피해 산쪽으로 올라와서 눈에 잘안띄는 땅속집을 짓고 살았다고 하는데 대체로 키가 작고 눈은 유색이다. 할머니는 키도 작고 눈도 에메랄드빛에 머리색까지 약간 금발인것 같았다. 오랬동안 땅속집에 살아서 그렇게 된것인지 원래 로마의 유럽인이어서 인지는 잘모르겠지만 이곳에 사는 사람이 튀니지 주류인 베르베르인과는 다르다는것 만은 분명하다.

 

 

집안에는 별다른 가구가 없었고 벽에 대충 걸어놓는 것이 다였다. 초록색으로 칠한 가구도 소중한듯 천으로 가려놓았던것을 보여주었다. 나무가 귀한 곳이라서 가구가 특히 비싸다. 유목생활을 하던 사람들이어서 가구가 흔치 않은데 그래서 중요한 물건을 보관할때 사용하는 궤짝은 이사람들에게 보물 1호다.

 

 

집은 한쪽은 염소와 양을 키우고 있다. 게다가 덩치가 큰 낙타도 집의 입구의 굴에서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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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 샤워실도 있는데 간이 버너에서 물을 데워서 (아래에 아이가 앉아있는곳이 샤워실이다.) 샤워를 하고 하수는 통에 모아서 따로 버려야 한다.

 

 

집에 물이 차는것을 방지하기 위해 배수로가 설치되어있다.

 

올리브유를 짜는 기계도 직접 시연을 해주었다. 전에 EBS테마기행에서 보았을때는 지금은 전통적으로 운영되는 곳이 거의 사라졌다고 하던데 이곳은 지금도 기름을 짜고 있다. 

 

 

올리브유는 열에 쉽게 산화되기때문에 올리브와 함께 물을 붓고 갈아서 짠다음에 물과 이물질을 분리하면 되는 단순한 과정이다.

 

 

작은 동네지만 땅속집에 실제 주거하는 사람은 별로 없고 지상에 집을 짓고 살고 있다. 오늘 나를 안내해준 기사도 부모님이 살고 계신 땅속집 바로 옆에 집을 지어 살고 있었다. 딸과 함께 단란한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서 현상해서 보내주었다.

 

기사는 하루 2차례 운행하는 버스를 위해서 마트마타로 가는 길에 누벨마트마타까지 태워주었다. 동네를 지나는데 승용차를 향해 돌진하는 커다란 개들이 안도의 한숨을 쉬게한다. 만약 걸어서 동네를 지나려고 했으면 어땠을까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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