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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라사막

[토저]벽돌로된 메디나

by monsieur 2011. 1. 7.

토저(Tozeur, 토주르)의 벽돌로 된 구시가지 메디나가 유명하다. 원래 14세기 엘 하데프(후에디프) 가문의 집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토저와 네프타를 상징하는 건축양식이 되어버렸다. 영화 잉글리시 페이션트에도 등장하는 곳으로 안에 까페나 공방, 박물관들이 많이 있고 주민들이 거주하는 곳이다.

미로처럼 좁고 높은 담은 방어를 목적으로 함과 동시에 그늘을 만들어 태양을 피하는 목적이다.

여러군데 입구가 있고 미로처럼 되어있어 길이 끝나버리기도 하지만 넓지 않아서 몇 번 해매다보면 금방 다 둘러 볼 수 있다.

 

 

나무가 귀한 곳이지만 야자수로 된 오래된 문들이 많고 공방에도 작은 야자수 문을 만들어서 팔고 있다.

야자수를 이용해서 만든 제품들은 정교하진 않지만 구멍이 뚫린것 같은 거친 질감으로 쇠장식과 잘 어울려 엔틱한 분위기를 만든다.

양탄자도 마치 아이들이 그린것처럼 어설픈게 이곳의 매력인것 같다.

 

길가에 기념품을 전시해 놓은 공방안으로 들어가니 할아버지 혼자서 야자잎으로 바구니와 공예품을 만들고 있었다.

안쪽에 있는 마당도 구경시켜 주었는데 텃밭에 닭도 기르며 생활하는 공간이다.

 

 

한쪽에는 사막의 장미로 불리는 돌도 팔고 있었는데 두즈에선 주먹만한 작은 건 하나에 1디나르(1천원)이고 크기가 클 수록 비싸져서 1미터가 넘는건 100만원도 넘는다고 한다. 이곳에선 두즈에서 멀어서인지 좀 더 비싸다.

 

양탄자도 곳곳에서 팔고 있는데 기념품용으로 만든 작은 것도 상당한 가격을 달라고 한다. 양탄자를 만들고 있는 커다란 공방에서는 원하는 양탄자를 골라 보라고 하는데 하나를 제작하는데 6개월이 걸린다니 얼마를 부를지 모르겠다. 친절하게 콜라를 주면서 둘러보라고 하는데 기념품으로 사기엔 부담스런 크기와 가격이라서 그냥 나올 수 밖에 없었다.

관광객들이 많이 오는 곳이니 상대하는 법을 아주 잘 아는것 같다. 그래도 남부지방이어서인지 사람들이 순하고 때가 덜 묻은 것 같다.

 

 

메디나 안을 걷고 있으니 젊은 여자 한 명이 어딜 구경하지 않겠냐고 한다. 명칭은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어떤가문의 집이란 것같다. 길에서 컴컴한 골목으로 따라 들어가보니 마당이 나온다. 사각형 마당 주위에 여러 가구가 모여사는 구조였다. 마당 가운데엔 수도시설이 있고 야자수도 있는데 입구 하나가 하나의 집이라고 한다.

 

박물관을 찾으려고 여러 번 둘러보았는데 중간에 보았던 까페와 기념품 가게를 병행했던 곳이 박물관인가보다.

이곳에 큰 기념품 가게에선 엄청난 양탄자와 기념품 귀금속들을 팔고 있었는데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너무 오래 구경한게 미안해 알리바바 신발이라는 낙타가죽 실내화를 몇 켤래 샀다.

 

가게의 위쪽은 까페인데 까페 베르베르라고 이름붙인 곳이다. 위에 올라가니 시가지의 지붕들과 야자수가 멋지다. 바로 옆집에서는 아잔 소리에 맞춰 기도를 하는 사람이 보였다. 메디나구경에 지친 다리를 쉬는데 이곳만한 곳이없는것 같다.

 

▲토저역 주변의 담 - 뒤쪽은 그냥 공터다.

 

토저 시가지는 거의 모든 곳이 벽돌로 만들어져 있다. 모스크나 공공건물은 물론 길가의 담장까지도 거의 황토색 벽돌이다.

사막의 모래색과 같은 벽돌이 이곳을 세계적으로도 유명하게 만들었고 앞으로도 점점 더 유명하게 될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