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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라(따따윈)

[따따윈]두이렛

by monsieur 2011. 8. 7.

 두이렛(Douiret) 

 

두이렛은 시니니와 가깝고 비슷한 지형으로 잘 알려진 전통 베르베르주거지다.

따따윈의 서쪽에 위치한 산악지대에 괴르메사, 시니니, 두이렛의 세 마을이 있는데 규모나 지형등이 비슷하지만 시니니가 가장 크고 유명하며 다음이 두이렛, 괴르메사 순이다. 그 밖에 따따윈 남쪽의 베니 바르카등이 알려져 있고 비슷한 구조의 마을들이 수십여 곳이 더 있다.

 

두이렛 마을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따따윈에서 멀지 않고 루아지가 다닌다.

보통은 관광코스로 시니니와 두이렛, 크사르 데베브를 묶어서 반나절 코스로 다녀온다. 시니니에서 두이렛까지는 길이 연결되어있다.

루아지를 타고 두이렛을 갈 경우는 크사르 울레드 데베브 마을을 지나서 남쪽의 황량한 사막지대를 지나 누벨 두이렛에 내린다.

 

 

전통 두이렛 마을까지는 약 1km쯤 더 들어가야 한다.

마을에서는 표지판만 있지만 조금 만 걸으면 멀리 뽀족한 산에 하얀 모스크가 눈에 띈다.

산속이긴 하지만 주변에 비해 벽처럼 우뚝 솟은 지형을 기대서 마을을 만들었던것인데 특히 두이렛은 산꼭데기에 성처럼 구조물이 집중되어있다. 올라가는 왼편 떨어진 곳에는 죽은자를 위한 기도소가 있고 오른편으로는 낡은 초소처럼 구조물이 두이렛을 지키고 있다.

아직도 간간이 모래바람이 부는 사막지대지만 산으로 가려져서인지 산악지대는 맑은 하늘에 구름까지 깨끗하다.

 

 

두이렛은 시니니와 달리 유적 근처에는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다. 대신 모스크의 오른쪽 아래에 레지덩스를 겸한 레스토랑이 운영되고 있다.

생각보다 깔끔하고 잘 운영되는 것 같다. 시니니에서도 호텔 레스토랑에서 괜찬은 식사를 했었기 때문에 만약의 경우에 숙박을 해도 안심이 될것 같다는 생각이든다. 사람이 전혀 없을 것 같은 입구에 들어서자 레스토랑에서 잔잔한 아랍음악이 나오고 사람들이 떠들고 이야기 하는 소리가 들린다. 프랑스나 독일 관광객인듯 하다. 오히려 너무 번잡할 것 같아 구경을 먼저 하는게 나을것 같다. 모스크에 들어가려고 할때 일행인듯 보이는 4명이 더 레스토랑쪽으로 내려갔다.

 

모스크에 들어가보니 아무것도 없다. 아무것도 없는것 뿐 아니라 청소도 안되어있다. 강력한 모래바람이 분지 한달정도 밖에 안됬고 지금도 가끔 모래바람이 불기 때문에 하얗게 보이는 외관이라도 다행이지만 근본적으로 튀니지의 유적지 상당수는 관리가 잘 안된다.

게다가 사막의 베르베르 유적지는 관리인이 없는 모양이다. 하기야 관리인이 있다면 입장료든 안내료든 돈을 요구할텐데 그런게 없는게 관광객에겐 꼭 나쁜것 만은 아니다.

모스크의 가장 높은 미나렛까지 계단을 따라 올라가서 주변을 보니 내가 걸어왔던 길과 두이렛 근처의 평평한 산들이 잘 보인다.

 

아래에서 본것과 달리 모스크에서 보니 주변에 많은 집터와 창고들이 있고 산위에도 구조물이 꽉차있다.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산의 턱을 따라 집들이 멀리까지 뻗어있어 괜찬은 경치를 보여준다. 좁은 길을 따라 모퉁이를 돌아보니 산으로 올라갈 수 있는 길이 보인다.

뚜렷한 길이지만 돌이 무너져있어 일부 사람들만 올라갔던 듯 보이는 곳을 따라 올라가니 전혀 다른 풍경이 나온다.

아래쪽의 창고형 집들과 달리 위쪽은 성과 같은 구조를 하고 있다. 뚜렷한 성벽밑으로 길이 없는듯 이어져 올라가보니 성벽안이 복잡한 주거지다. 

 

 

위태로운 산위에 지어졌지만 구조가 복잡하고 담이 없이 바로 집들이다. 어떤 집은 무너진 벽과 같이 무너져 내렸다. 혹시 거기에 사람이 살았다면.. 이곳을 짓는데도 아주 위험했을 것이다.

성벽 안에도 계속 사람의 흔적이 나있어 따라가다보니 막다른 길이다. 사람의 흔적은 하늘로 향한 구멍을 향해 있다. 수직으로된 구멍을 암벽타듯 기어 올라갔다. 계단이 없는 걸로 봐서는 사다리라도 있었을 텐데 성안에 남은것은 이곳사람들이 아래쪽 마을로 이주하면서 모두 가지고 갔을 것이다.

 

정상부분은 좀 위태해 보인다. 바닥에 언제 구멍이 뚫릴지 모르니 조심해서 주변을 둘러봤는데 바로 아래에 모스크가 아찔하다.

두이렛 뒤쪽의 계곡쪽에선 영양의 울음소리가 처량하게 들린다. 모스크에서는 잘 보이지 않던 두이렛 마을도 뚜렷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두이렛보다 높은 뒤쪽산은 부드럽게 이어져서 북쪽으로 5km쯤 떨어진 시니니까지도 걸어갈만 해 보인다. 

정상에 앉아서 준비해간 가또와 음료수로 식사를 대신했다.

 

내려갈때는 올라왔던 길의 반대쪽 사면으로 길을 택했다. 처음은 흙과 돌이 무너져 조금 위험했지만 조금 내려가자 호텔쪽에서 난 뚜렷한 길이 나온다. 이쪽으로 올라와서 반대쪽으로 내려가는게 조금더 안전할것 같다.

 

산 아래쪽은 더욱 뚜렷한 주거의 흔적이 보인다. 주거지에는 아랍어와 베르베르어로된 오래된 낙서도 보이고 민가도 한채 있다. 민가의 우리안에는 산에서 잡은 가젤이 세 마리나 있었다. 솀비에서 산양무리를 본적이 있지만 가젤을 보게될줄 몰랐다. 색도 진한게 큐비어 가젤이다.

가젤은 사막사람들에게 모래바람을 알려준다고 한다. 가젤의 코에 습기가 맺히면 곧 모래바람이 불 징조라고 가베스의 택시기사가 말해주었다. 게다가 젊고 예쁜 여성을 가젤이라고 한다고 하는데 젊은 여성을 영양이나 사슴에 비유하는 동양과 참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따따윈의 유명한 과자인 '코른 두 가젤'(가젤의 뿔)은 뾰족한 만두모양의 과자안에 견과류를 잔뜩 넣어서 튀긴 다음 설탕시럽에 담갔다가 꺼낸것이다. 어째든 가젤은 사막에 사는 몇 안되는 동물이고 멸종위기종인데 버젓이 이곳에서 키우고 있다니 놀랍다.

 

 

가는 길에 히치라도 할까했지만 사람이 꽉찬 승용차 한대만 왔다갔을 뿐이었다. 걸어서 두이렛마을까지 돌아갔지만 사람이 눈에 띄지 않는다. 마을로 들어가 루아지를 물어보니 마을의 입구쪽에 루아지가 곧 떠날거라고 해서 얼른 뛰었다. 그런데 곧 떠날것처럼 준비하던 루아지 기사는 떠날생각을 하지 않는다. 따따윈으로 가서 마을로 오는 사람을 태울 모양이었나본데 나를 보고 마음을 바꾼 모양이다.

기사는 마을을 10여바퀴는 더 돈 다음에 결국 6명을 태워서 따따윈으로 돌아왔다. 덕분에 두이렛 마을의 골목까지 잘 알게 된것 같다.

 

코스 관광으로 두이렛을 갔다면 정상까지 올라가보지는 못했겠지만 교통문제를 생각한다면 두이렛은 시니니와 묶어서 코스 관광으로 다녀오는게 좋을것 같다. 그리고 이왕 방문한다면 괴르메사까지 같이 묶어서 가야 한다. 따따윈에서 호객하는 택시기사나 개인들이 많은데 대부분 한나절에 두 곳만 방문하지만 거리가 멀지 않기 때문에 세마을 모두 방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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