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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하라(따따윈)

크사르울레드술탄

by monsieur 2011. 7. 23.

 크사르 울레드 술탄 

 

크사르 울레드 술탄( Ksar ouled sultane)은 크사르중의 왕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그만큼 전형적이고 잘 관리되고 있기 때문에 따따윈 메데닌 지역에 있는 300여개의 크사르중에서 최고로 꼽는 곳이다.

 

시니니를 본 후에 다시 따따윈 시내의 루아지 정류장으로 왔다. 도착하자마자 오전에 호객을 했던 아저씨가 반갑게 맞이한다. 40디나르에 크사르 울레드 술탄을 포함해서 산악지대를 돌아 3개의 크사르를 탐방하는 코스를 가기로 했다.

차는 BMW인데 너무 낡았다. 뒷자리에 탔더니 바깥에서 열어주지 않으면 문도 안열린다. 시가지를 벗어나 얼마쯤 달렸을까 갑자기 차가 이상한 소리를 내더니 속도를 내지 못한다. 아저씨가 내려서 응급조치를 하고 출발했지만 곧 차는 완전히 멈췄다.

지나가는 차를 불러세워서 보통 빨랫줄보다 약간 굵은 빨랫줄로 차를 연결해서 다시 따따윈으로 돌아간다. 핸들이나 브레이크도 잘안먹을텐데 부딛히지도 않고 속도를 낸다. 둘다 운전을 아주 잘한다.

아저씨에겐 괜히 미안했지만 좀 재미있는 경험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시간만 많이 흘렀다. 루아지 정류장에 서있는 차들은 목적지를 써놓은게 아니라서 몇 번을 물어서 크사르 울레드 술탄으로 가는 루아지를 탓다. 일반 승합차가 아니라 군용트럭처럼 뒤쪽이 열린 화물차다.

사람이 없어 한참을 기다리고 나서야 6명으로 출발을 했다. 게다가 시가지를 벗어날 즈음에는 가게에 차를 세우고 기사를 포함해서 모두가 내려서 빵과 물을 산다. 따따윈에서 한 20km쯤 남쪽에 있는 크사르 울레드 술탄을 가는데 기다린 시간을 포함하면 2시간이 넘게 걸렸다.

루아지를 탄 사람들은 대부분 중간에서 내린다. 그럼 그사람들은 걸으면 2~3시간되는 거리를 가기위해서 2~3시간을 기다린것이다.

루아지안으로는 엄청난 매연이 계속 들어와서 숨을 쉬기도 힘들다. 잠시 멈출때마다 간간이 대화를 하긴 하지만 매연에 수건이나 손 심지어 빵으로 입과 코를 막기 바쁘다. 그와중에도 사탕이나 아몬드를 건네고 웃는다.

 

 

크사르 울레드 술탄에 도착했다. 루아지는 한명만 태운채로 작은 광장 오른편으로 돌아내려간다.

크사르 울레드 술탄에서 길을 두 갈래로 갈라지는데 어느쪽이나 황량한 풍경이다. 정신을 차리고 주위를 둘러보니 광장에는 모스크와 크사르 울레드 술탄과 작은 까페가 하나 있다. 까페 안에는 예닐곱명의 남자들이 차를 마시고 게임을 하고 있다.

 

좁은 입구로 들어서자 마자 탄성이 나온다. 낡았지만 관리는 잘되고 있는듯 했다. 이중구조로 되어있는데 입구쪽은 통로처럼 양옆에 창고들이 있고 다시 좁은 문을 지나면 넓은 광장에 4층까지 큼직한 입구를 가진 창고들이 사방에 꽉차있다.

흙색인데 낡은듯 바랜듯 보이지만 후에 다른 크사르들을 보았을때 이곳이 잘관리된것임을 알 수 있었다.

 

 

이곳은 크사르 하다다와 같이 스타워즈에서 촬영지로도 쓰였던 곳이다. 영화에서는 잠깐 장면이 나오지만 우주의 끝이라는 타투윈 행성에 이미지와 이곳의 이미지가 묘하게 맞아 떨어지면서 관광지로서 상승작용을 일으키는것 같다.

사방으로 사진을 꼼꼼하게 찍고 창고안을 보거나 계단을 올라가서 높은 곳에서도 사진을 찍는다. 

계단은 무척 가파르고 위태하다. 많은 사람들이 오르내렸는지 흔적도 뚜렷하다. 창고안은 생각보다 규모가 커서 답답하지 않다. 벽쪽으로는 빛이 들어오는 구멍도 뚫어놓았다.

 

 

마당의 입구쪽에는 관광객을 위한 간이 까페도 운영되고 있다. 관광객이 없는 계절인데도 한 쪽 팔이 없는 청년은 열심히 관리를 하고 있다.

계단에 앉아서 졸고 있던 아저씨는 크사르 울레드 술탄에 관리인이라고 한다. 정확히는 화가인데 이곳의 그림을 그리면서 그림도 팔고 안내도 하고 있다. 한쪽 창고안에서 그림을 보여주는데 상당히 잘그렸지만 수채화인데다가 가격도 비싸서 사지는 않았다.

화가 아저씨는 크사르에 대한 설명과 창고문을 잠그는 자물쇠의 원리를 설명해 준다.

해가 넘어가는 오후시간이고 그냥가기 아쉬워 아저씨와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했다. 아저씨는 3개월쯤 후에는 이탈리아로 가서 화가로 생활을 계속 한다고 한다. 그럼 이후에 오는 사람들은 아무 설명도 없는 이곳에와서 아무설명도 못듣고 가는것인가..

테이블위에 놓인 방명록에는 한국사람의 글도 두어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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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은 우기로 접어들고 있어서 사막지역인 이곳에도 구름이 짙어지고 빠르게 변하는 빛에따라 흙빛은 계속 달라지며 다채로운 색을 표현해 낸다.

물건을 올리기 위한 나무기둥과 보수를 위한 발판들이 불규칙하게 대충 만들어져 더욱 기묘한 하게 보인다. 말리 통북투(팀북투)의 사원처럼 우주에서 온듯한 균형잡힌 기괴함이 아니라 대충대충 필요한 기능만 구현하는 베르베르족들의 정신이 고스란히 녹아서 이것도 멋이라고 말하는것 같다.

 

 

크사르 뒤쪽은 아직 관리의 손길이 미치지 않았나보다. 흙이 떨어져 나가 돌들이 그대로 노출되어있고 일부 배기구는 플라스틱 파이프다.

주변 마을은 황량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도로도 잘 포장되어있고 우체국까지 있는 곳이지만 나무하나 없는 산에는 비에 패인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멀리 따따윈의 산이 오히려 문명의 상징으로 보인다. 여기 살고 있는 사람들은 따따윈으로 사람들이 모일때 이곳을 버리지 않고 남은 사람들이다. 이렇게 훌륭한 크사르를 지을만큼 번성했던 곳이지만 현대 문명에 비교하면 그저 과거의 유산이 있는 시골 마을일 뿐이다.

 

 

 

돌아가는 길은 아주 편했다. 해가 거의 넘어가도록 기다리던 루아지가 오지 않아 동네 사람에게 물어봤더니 혹시 루아지가 오지 않으면 자신의 차로 태워주겠다고 한다.  그러다가 거의 한 시간만에 신형 픽업트럭을 개조한 루아지가 왔다. 뒤쪽의 매연은 여전하지만 앞자리에 탔기 때문에 황량함이 극에 달한 멋진 따따윈의 노을을 보며 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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