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오아시스-셰비카,미데스,타메르자
토저의 산악오아시스 코스로 떠난다. 산악오아시스코스는 토저에서 북서쪽으로 50km가 넘는 곳에 위치한 셰비카와 타메르자 주변을 말한다. 사하라북쪽에 있는 아틀라스 산맥의 시작이자 끝지점이기 때문에 사막위에 솟아있어 뛰어난 경관을 보여줄뿐 아니라 접근성이 좋아 많은 관광객이 찾는곳이다.
하루종일 산악오아시스를 관람하는 코스도 있지만 시간이나 비용을 고려해서 반나절 코스를 선택했다. 토저에서 첫번째 관광지인 셰비카까지도 53km로 먼거리기 때문에 아침 8시에 출발해서 오후 1시에 도착하는 다섯시간이 빡빡한 일정이다.
셰비카
셰비카는 오아시스와 폭포로 유명한 곳이다. 영화 잉글리시 페이션트에 첫장면에 나온 굴이 있는 곳이어서 더 잘알려진 곳이다.
토저를 지나 온천으로 유명한 도시 함마를 벗어나 사막길을 한참을 달리면 멀리 벽과 같은 산악지형이 보인다. 산을 돌아 나타나는 마을안으로 조금들어가면 관광객들의 지프로 가득한 셰비카 주차장이 나온다. 설악산의 비선대휴게소처럼 관광객이 가득한 매점을 통과해서 무너진 집들이 있는 옛마을을 지나면 외계혹성에 온듯 착각하게 하는 산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길은 두 갈래로 갈라지는데 오른편은 오아시스로 가는 길이고 왼편은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다. 가이드의 안내로 산쪽으로 길을 잡는다. 산양상이 멋지게 서있는 산쪽 길은 좁은 통로를 통과하게 되고 이 통로를 지나면 더욱 멋진 풍광이다. 여러가지 색의 흙으로 만들어진 산이 굉장히 높은 곳에 올라온것같은 착각을 들게 한다. 또 주변이 모두 평평한 사하라 사막이어서 막힘없는 전망도 보여준다.
[맞은편 산의 굴이 잉글리시 페이션트에 나온 곳이다.]
사방이 흙으로 이루어진 곳에 청록색이 선명한 오아시스가 있다. 멀리 계곡이 계속되어 올라가 보고 싶지만 일정에 따라야 하기 때문에 참을 수 밖에 없다. 대신 먼저간 관광객들이 있었던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가 본다.
석회질이 많은 곳이어서 그런지 이곳의 물은 한결같이 진한 청록색이다. 깨끗하진 않아도 물이 없는 사막에서는 생명을 키우는 중요한 수단이고 사람들은 더큰 의미를 부여한다. 물에는 개구리가 살고 있고 지저분한 쓰레기도 보이지만 여름이면 멱을 감는 사람도 있다.
조금 내려온 지점에 있는 폭포에서 서로 사진을 찍으려고 북적인다. 이곳에서 독사진을 찍으려면 한 참을 위태로운 곳에 서서 기다려야 한다.
내려가는 길은 야자수가 가로수처럼 늘어선 잘 단장된 길이다. 길가의 노점에선 기념품과 화석등을 팔고 있다. 흙이 드러난 산악지대라서 화석이 많이 나는것 같다. 관광객이 많이 오지만 이곳에서 물건을 사는 사람은 거의 없다. 나와 눈이 마주친 청년이 암모나이트 화석과 곤충이 들어있는 석영덩어리 조개를 모두 1디나르에 사가라고 한다. 보통 하나에 1디나르씩을 부르던 것이다.
전망포인트
셰비카 마을을 나와서 더 깊은 산으로 향한다. 공룡등과 같은 지형이 눈을 확끈다.
본격 산으로 올라가서 고갯마루에 휴게소같은 곳에 차가 멈췄다. 남서방향으로 향한 깊은 계곡을 전망하는 곳이다. 계곡의 지형이 잘 드러난 황량한 산과 멀리 평평한 사막지대에 있는 오아시스가 장쾌한 전망을 보여준다. 휴게소의 뒤쪽으로 올라가 보니 타메르자로 가는 길과 타메르자의 야자수가 보이고 셰비카와 연결되었을 것같은 산속으로 희미한 길이 나있다.
그렁카스카드
다음 방문할 곳은 그렁카스카드(큰폭포)라 불리는 튀니지에서 제일 유명한 폭포다. 주차장에서 기념품가게가 꽉찬 곳을 지나 계곡을 따라 내려서면 꽤 규모가 있는 폭포가 나온다.
폭포의 크기보다 수직으로 깎아진 계곡이 더 멋지다. 흙으로 된 지형이어서 침식작용이 활발한것 같다.
이곳 말고도 타메르자 오아시스 안에도 멋진 폭포가 있지만 대부분의 관광객들은 이곳만 방문한다. 튀니지의 산악지역에는 폭포가 많이 있지만 튀니지 사람조차 튀니지에는 폭포가 셰비카와 이곳 둘 밖에 없다고 말하는 걸 듣기도 했다. 어째든 튀니지에서 폭포를 관람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관광지는 이곳밖에 없을 것이다.
미데스협곡
튀니지의 그랜드캐년이라 불린다는 미데스협곡은 크기는 작지만 또아리를 튼듯한 계곡의 독특한 지형이 눈길을 끄는 곳이다.
아주 좁은 계곡이 조금 넓어진 곳에 미데스 계곡의 전망대가 있는데 이곳에서 보면 산위의 옛주거지와 계곡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좁은 계곡아래를 걷고있는 관광객을 보고 걸어 내려가 보기로 했다. 기념품가게 뒤로난 좁은 길로 내려가서 본 미데스 협곡은 더욱 신비하다. 요르단의 패트라입구 계곡도 이런 지형으로 만들어 졌을 것이다.
비가 간간이 오는 겨울이지만 물은 모래틈사이로 아주 조금씩 흐르고 계곡은 끊임없이 계속 될 것 같다. 이곳에서 5킬로정도만 더 가면 알제리땅이고 국경근처에서는 계곡이 끝나니 시간만 허락한다면 계곡을 따라 걸어보는 것도 괜찬을 것 같다. 물이 흐르는 방향은 미데스로 오기전에 본 저수지방향인데 그쪽으로도 멀지 않은 곳이다.
영화에도 가끔 등장하고 잉글리시 페이션트에선 산위의 옛주거지에서도 상당부분 촬영을 했다고 한다.
타메르자
타메르자는 산악오아시스의 중심도시다. 하지만 반나절짜리 산악오아시스 코스에서는 단지 잠깐 지나가는 곳이다.
멋진 타메르자 팰리스 호텔의 팜플렛을 본적이 있는데 미데스로 가는 언덕위에 있는 이 호텔에 잠깐 들러서 언덕아래의 옛 베르베르 주거지를 잠시 감상하고 토저로 바로 돌아간다.
타메르자의 오아시스안에는 미데스 협곡과 비슷한 계곡과 폭포도 있고 오아시스를 따라 마차를 타고 관광을 할 수도 있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루아지를 타고 와서 타메르자 팰리스 호텔에서 며칠 묵으면서 타메르자와 미데스를 탐험해보는 것도 좋을것 같은데 시설이 좋은 호텔이라 비용이 만만치 않다. 타메르자 시가지에 좀더 저렴한 호텔이 있기는 하다.
돌아가는 길은 오는 길의 역으로 쉬지않고 달린다. 강해지는 모래바람을 뚫고 토저에 도착한 시간은 정확하게 오후 1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