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

[제르바]겔라라 전통박물관

monsieur 2011. 1. 4. 00:02

제르바섬 남쪽 중앙에 있는 겔라라(Guellala)는 도자기로 유명한 곳이다.

이곳에 전통 박물관은 토저의 다르 샤라이트 박물관과 매우 흡사한데 이상하게 중복되는게 많지 않은것 같다. 같은 나라라도 토저나 제르바 두 곳 모두 튀니지 전체에서도 가장 이국적인 곳이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토저는 육지에 있지만 사막과 거대한 소금호수에 막힌 섬과 같은 곳이고 제르바는 섬이지만 육지와 다리로 연결되어있고 섬이지만 사막과 비슷한 기후를 보인다.

 

겔라라 앞의 바다는 제르바섬으로 둘러싸인 호수와 같이 잔잔한 부그라라만이다. 야트막한 언덕에서 잔잔한 지중해속 지중해를 바라보는 하얀 집이 멋진 박물관으로 떠난다.

 

 

제르바 터미널앞에 늘어선 택시를 이용하거나 제르바 시내를 운행하는 택시를 이용해서 반나절의 제르바 관광을 할 수도 있지만 오늘도 역시 버스를 이용해서 겔라라 박물관을 찾는다. 버스는 제르바 중앙의 유태인 거주지(엘 그리바)가 있는 (에)리아드흐도 경유한다. 돌아오는 길에 들렸지만 유대교 휴일인 토요일인걸 깜빡했다. 2004년 트럭폭발사고 때문인지 무장경비원이 입구에서 막아선다.

휴일이라도 유대교회인 시나고그를 제외하면 개방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걸어들어갔지만 입구에선 안쪽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라라에 버스를 내려서 걷기시작한다. 미리 박물관의 위치를 파악해 두었기 때문에 박물관과 바닷가의 모스크까지 갈 계획을 세웠다. 

길가에는 도자기를 파는 상점들이 많고 커다란 호박이나 수박, 멜론 등을 파는 노점도 있다.

택시를 이용해서 제르바 시가를 구경하는 외국관광객들도 가끔 지나간다. 생각보다 멀다는 느낌을 받을 무렵 박물관의 하얀 건물이 보인다.

야자수가 이정표 구실을 하듯 입구에 서있는데 잠시 쉬어간다. 지중해와 사하라를 모아 놓은듯 햇볕이 너무 뜨겁다.

 

얕은 언덕에 널찍하게 자리잡은 박물관은 모스크와 같은 모양이다.

북아프리카의 전형적인 사각형 미나렛을 형상화해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스크와 흡사하다. 온통 하얗게 칠한 건물의 벽은 베르베르인의 창고를 닮은 지붕을 하고 있고 건물 구조도 아랍식으로 가운데에 마당을 두고 있다.

 

안으로 들어가자 튀니지의 전통 생활양식을 재현한 인형들이 별다른 설명 없이 설치되어있다. 설명이 적은 것은 아쉽지만 그냥 보면 될걸 자세한 설명을 하는 것도 어울리지 않을것 같다.

 

 

니지 지역은 아주 오랜 세월동안 문명이 자리한 곳이다. 또 수 많은 문명이 거쳐갔다. 그래서 다양한 지역문화가 존재하는데 전통의복의 다양함을 봐도 알 수 있다. 다양한 지역의 결혼식예복들을 전시해 놓았는데 거의 모든 지역에서 자신들만의 복색이 있는 것이 신기하다.

화려한건 같지만 도무지 공통점이라곤 없는것 같다. 복장만 봐도 어느지역 사람인지 알 수 있다는 말이 이해 된다.

 

박물관의 입구에서 2층으로 올라가면 바다가 보이는 전망이 좋은 곳이다. 태양이 너무 강해서 선글라스를 껴야 하지만 맑은 하늘과 바다빛이 시원함을 준다. 구분된 전시관들은 마당을 담처럼 빙 둘러싸고 있다. 회랑을 따라 다음 전시관으로 갈때마다 보이는 마당안에는 부겐빌리아가 화려하게 피어있고 유도화나 올리브도 잘 심어져 있다.

화려한 꽃나무 아래에 매점의 테이블도 놓여있지만 강한 태양과 흰색벽의 반사광이 더해져 앉을 수는 없다. 다른 관광객과 같이 매점에서 음료수를 사서 다른 전시관쪽으로 움직인다.

 

 

기구가 전시된 곳을 통과해서 또 다른 마당에는 낙타가 한마리 있다. 살아있는 것이어서 조금 놀랐는데 관리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관광객에게 낙타를 태워주고 돈을 받는다. 

마당 한편의 계단 아래로 내려가면 올리브기름을 짜는 전시시설이다. 여기에도 작은 낙타가 살아 있어 또 깜짝 놀란다.

 

전시물은 참 다양하다. 그중 가장 인상적인 것중 하나가 전통 놀이인데, 윷놀이와 흡사한 놀이를 장기판과 흡사한 모양을 그려놓고 하는 것이다. 자세한 놀이방법도 설명해 놓았다.

 

 

타가 있는 마당의 다른쪽에는 바다를 주제로한 전시관도 있다. 역시 그림과 인형들이 주 전시품인데 빛바랜 물고기 사진들과 벽화 그리고 조개껍질을 모아 회반죽에 박아넣은 것이 좋지 못한 인상을 준다. 정말로 전시를 위해 만들었을텐데 그냥 버려둔것 처럼 보인다.

물고기 사진도 빛이 심하게 바랜것을 볼 수 있었는데 태양이 뜨거워서가 아니라 인쇄품질이 나쁘고 보관이 잘못된 까닭인 것 같다.

 

토저의 다르 셰라이트 박물관처럼 마지막 부분은 미술관이다. 지금 전시되는 것은 남부지방의 전통과 풍경 그림이다.

박물관 전체의 전시물은 평범하고 떨어지는 부분이 많다. 하지만 최대한 튀니지의 전통과 문화를 많이 표현해 놓았기 때문에 튀니지에 대해서 잘 모를때도 괜찬겠지만 많이 경험한 다음에 보면 더 좋을 것 같다.

 

물관을 나서자 주차장에 택시가 한 대 서있었다. 겔라라 버스정류장까지 갈 수 있냐고 물었더니 기사는 관광객을 태우고 온 대절 택시라서 미안하다고 한다. 오후시간 가장 더울때여서 차량 운행도 뜸하다. 시가지까지 한 20분만 걸으면 되지만 힘이 들기는 하다. 제르바를 여행 할때는 택시를 이용해서 제르바의 곳곳을 둘러보는 것이 편리하고 나은것 같다.

10분쯤 걸어서 노점들이 있는 곳에 다다르니 박물관에 서 있던 택시가 온다. 굳이 탈 필요도 없었지만 성의를 봐서 타야할 것 같다. 기사는 관광객들을 태우고 왔는데 내가 물었을 때는 관광객들이 입장하기 전이어서 눈치를 보다가 뒤늦게 쫒아온 것이었다. 더울까봐 일부러 쫓아와서 태워준 것일뿐이라며 요금도 받지 않는다. 제르바 사람들이 다 친절해 보이고 경치도 더 좋아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