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여행

튀니지의 자스민 혁명

monsieur 2011. 2. 23. 22:26

튀니지의 식당이나 거리에서 자스민 꽃을 파는 어린이나 사람을 볼수있고 귀에 꽂고 다니는 사람도 흔히 볼 수 있다. 자스민 향을 맡으면 머리가 맑아진다는 예기 때문이지만 무엇보다 경제사정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기부한다는 생각에 1디나르(천원정도)를 주고 엄지손가락만한 자그만 꽃을 사는것이다. 지방에선 잘볼수없지만 더 싸고 지나가던 사람이 그냥 나누어 주기도 한다.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껌이나 볼펜처럼 누구나 쉽게 사줄수 있는 대표적인 물건이 자스민이다.

자스민 혁명이란 향기로운 이름 이면에는 길거리에서 자스민 꽃을 파는 어려운 현실이 있는것이다.

 

자스민 혁명은 부패한 권력에 항거한 4.19혁명에 닮았다고 볼 수 있다.

이번 튀니지 혁명은 주변국가의 상황이 먼저 악화된 후에 긴장된 튀니지에 부아지지란 청년의 분신으로 균열이 생겼고 물가인상에 불만이었던 시민들이 위키리크스의 부패폭로에 시민들이 청년들과 동참하면 폭발한 것이다.

누군가 분석했던것처럼 SNS의 영향으로 촉발된 부패한 정권의 붕괴인데 좀 의외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튀니지 사람들의 대부분은 30년간 독재를 했던 부르기바 전 대통령을 국부로 존경하고 있고 벤 알리 대통령에게도 불만은 있지만 석유가 적게나는 나라임에도 같은 중동국가인 이집트나 모로코보다는 잘살고 있기 때문에 나름 괜찮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독재나 권력이나 그런 문제는 주변 아랍국가 모두에서 벌어지는 일이어서 상대적으로 더 자유롭고 풍요롭다고 생각하는 그들이 불만을 심하게 가진건 아닌것 같다. 권력에의해 축출되어서 야당 세력이 거의 남아있지 않기는 하지만 비밀이 보장된 투표에서 야당표는 거의 없고 여당의 꼭둑각시 후보들을 제외한 벤 알리의 표도 거의 90%에 육박한다.

또 석유가 많이 나는 리비아나 알제리사람들 조차 의료시설이 잘되어있는 튀니지에 치료를 받으러 오고 여름휴가는 튀니지의 해변으로 오려한다고 한다. 도로나 전기, 인터넷등 공공 서비스 분야에서 훌륭한 시설을 갖추고 있고 국민의 84%가 자가주택에서 주거하고 대학원까지 무상교육인 나라이고 중산층이 탄탄한 나라이기 때문에 빈곤층의 불만과 시위가 정권의 붕괴로 이어진것은 여러가지 원인이 중첩되었다고 추측하게 만든다.

 

이슬람교가 강하게 자리잡은 나라에 서구의 방식이나 우리의 방식대로 본 민주화란말은 어감부터 어색하다. 대통령과 권력을 나누어 가지는 것 말고는 제한된 자유는 별로 없는 나라다.

그들이 분개한 이유는 무엇보다 위키리크스에서 폭로한대로 부패한 측근과 대통령부인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모나스티르에 있는 부르기바 영묘보다 더 큰 묘를 살아있는 지금 카르타고에 짓고 있다고 한다. 살아있는 파라오란 이집트의 무바라크도 그런 일을 하고 있는지 궁금할 정도다. 청렴했던 부르기바 대통령을 생각하면 부패한 지금의 벤 알리 일가는 크게 비교될 것이다.

게다가 남유럽의 경제위기와 주변국의 혼란이 몇 년째 계속 되고 있었고, 휴대전화와 인터넷 보급이 급격하게 늘어났기 때문에 정보가 많이 확산되었을 것이다. 아무리 통제하고 비밀경찰이 활개를 쳐도 인터넷을 모두 차단할수는 없다. 자원이 없는 튀니지를 발전시키려고한 IT의 장려가 정권붕괴에 일등공신인 것이다.

무엇보다 3년후면 끝나게 되어있는 벤알리의 임기후를 위한 준비가 덜 되었다고 본다. 적당한 대안세력이 없는 현실에서 벤알리는 쉽게 권력을 포기했다고 생각된다.

 

원인이 어찌되어도 결과적으로 독재권력을 무너뜨렸으니 혁명은 혁명이다. 하지만 이후가 걱정이 된다. 대안이 될 야당 세력이나 재야 세력이 거의 없고 수십년간 경찰국가로 지내왔기 때문에 안정된 치안을 확보하고 있었는데 이제부터는 나라전체가 혼란에 빠질 수도있다.

엄청난 폭발이 일시에 정권을 무너뜨리긴 했지만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는 인터넷과 매체가 발달한 현재이기 때문에 더욱 예측이 불가능하다. 과거를 답습해서 혼란후 다른 독재자가 나설지, 아랍에도 민주주의를 꽃피운 이상국가를 건설할지 앞으로가 궁금하다.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지 국민의 눈치를 봐야하고 반미정서가 강한 이슬람교 특성상 국제관계에도 문제가 될수 있을 것이다.

정치는 어떻게될지 예측할 수 없지만 국민들의 혼란과 고통은 조금 오랫동안 계속될것 같다.

청년실업문제와 물가문제에 대한 해법을 내놓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무상교육으로 학벌은 매우 높지만 일할곳은 거의 없고 경제가 활성화되어도 학력인플레로 비슷한 문제는 계속 될것이다. 또 물가문제는 전세계가 겪고 있는 문제다. 서민을 위해서 저렴한 식료품을 공급하던 북아프리카 나라들에서 이런 문제들이 더 불거진게 좀 아이러니 하다.

관광이 중요한 수입원인 나라인데 손실또한 어쩔수 없다. 안정된 치안으로 주변국의 관광객을 끌었는데 이젠 그것도 기대하기 힘들다.

다른 문제들도 어느하나 만만하고 쉬운것이 없다.

 

역사의 중심에서 주목되었던 카르타고의 나라 튀니지가 이번에도 또 주목할만한 역사의 기로에 서있다.

역사는 계속되겠지만 국민들의 고통이 과거역사처럼 반복되지 않기를 바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