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아랍

[수스]메디나

monsieur 2011. 7. 28. 22:43

 수스 메디나

 

튀니지의 메디나중 튀니스와 까이로완 그리고 수스메디나가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

메디나는 아랍권의 구 시가지를 지칭하는 말로 높은 성벽안에 주거지와 시장 모스크등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다.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곳 이외에도 이에 버금가는 곳들이 있다. 튀니지 제2의 도시인 스팍스의 메디나는 높은 성벽과 북적이고 활기찬 사람들로 넘치는 시장(수크)으로 유명하고 튀니지의 수도였던 마디아의 바다가에 있는 메디나와 오아시스 안에 벽돌로 지은 토저의 메디나도 유명하다.

 

▲ 1 번이 대모스크, 2번은 리밧, 3번이 박물관이다. 중앙 4번은 엘 코바(박물관). 

초록색으로 된길이 시장(수크) 통로

 

수스의 메디나는 바닷가 언덕에 자리잡고 있는데 가장 높은 곳의 첨탑 아래는 박물관이 있고 가장 아래쪽 입구에는 대 모스크(그렁 모스께)가 자리잡고 있다. 모스크 옆에는 리밧이 있고 모스크에서 중앙쪽으로 시장(수크)이 자리잡고 있다.

좁은 골목 사이로 무수한 사람들이 실제 주거하고 있는데 관광지에는 어울리지 않게 낡고 비좁은 곳에서 살며 외관 단장도 하지 않고 있어서 사진을 찍기도 어색했다. 시디 부 사이드처럼 흰색 벽에 파란색 창문과 문들을 하고는 있지만 경제적인 상황이 단지 색으로만 가려질 수 없을 것이다.

 

▲ 수스박물관의 첨탑

 

메디나의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첨탑에 오르기 위해서 박물관을 찾았다. 정교한 모자이크가 많이 전시되어있다는 박물관은 공사중이었다. 공사중이라도 일부는 개방을 해야하지 않을까? 약 1년간이나 공사를 한다고 버젓이 써 놓았을뿐이다. 첨탑이라도 올라가려고 했는데 마지막으로 올라갔다온 두 사람을 끝으로 점심시간이라고 그것도 안된다고 한다.

아마도 사람을 모아서 단체로 안내를 해야하는데 한 명이 갔기 때문에 귀찮았을것이다. 1인당 얼마의 돈을 받는데 내가 나올때 들어간 사람들은 한참동안 나오지 않았으니까 말이다. 대신 리밧을 올라가기로 한다.

 

 

메디나 안으로 들어와서 중앙쪽으로 좁은 길을 내려서자 골목사이로 바다가 보인다. 길가에 바다가 보이는 까페가 있다고 해서 들어갔다.

한적한 까페는 나름 장식을 많이 신경썼는데 가장 인상적인 것은 팬더다. 왜 그랬을까? 정작 바다조망은 바깥에서 보는것과 나을것이 없지만 시원하고 조용하고 바가지도 안씌우는게 마음을 놓이게 한다.

 

 

계단길을 지나고 고도가 낮아질 무렵부터는 본격적인 시장이다. 시장 골목 중간에는 아이스크림 모양의 돔이 유명한 모스크 엘 코바(박물관)가 있다. 이곳도 따로 입장료를 받는다. 점심시간이라서 이곳도 문을 닫았는데 허름한 차림의 한사람이 또 다른 박물관이 있으니 따라오라고 한다. 골목을 따라가다가 낡은 집으로 안내해서 그냥 나왔다. 전통 집은 많이 보았으니 나중에 엘코바를 보겠다고 했다.

 

시장 골목에는 외국 관광객이 아주 많다. 나에게도 호객하거나 재키찬을 외치는 청년들이 많아서 아주 번잡하게 느껴진다. 보통 시장에는 복잡한 골목에 일정한 품목을 파는 곳끼리 모여 있는데 수스의 수크는 크게 두 줄로 길게 구성되어있어서 이쪽으로 죽 갔다가 또 윗쪽으로 죽 걸어가면 끝이다.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줄을 서서 오고 가는 것처럼 보인다.

관광객들이나 현지인들이나 북적대기는 시장 안쪽보다 바닷가쪽 성벽을 따라 늘어선 상점거리가 더 심하다. 수스 사람들은 모두 여기 모인듯이 길가에는 사람들이 계속 어디론가 가고 온다.

 

▲ 왼편이 그랜드 모스크 이고 광장 오른편은 리밧이다.

 

복잡한 메디나의 입구는 작은 분수가 설치된 광장이다. 광장의 한쪽 벽은 그랜드 모스크의 벽이고 리밧이 광장을 내려보고 있다.

광장 곳곳이나 분수 둘레에 서양인 노부부가 많이 보인다. 역시 이곳은 은퇴한 사람이 많이 살고 있는 곳이라고 하더니 금발의 노인들이 아주 많다. 들리는 말로는 이곳에서 프랑스 할머니들이 젊은 튀니지 청년과 같이 사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리밧을 구경한 다음 광장에 있는 샌드위치 가게에서 점심을 먹는다. 좋은 위치에 있는데다가 이곳에서도 유명한지 사람들이 많다. 튀니스보단 못하지만 맛은 괜찮다. 튀니지의 샌드위치인 샤와르마는 약간 매콤해서 입에 잘 맞는다.

 

 

메디나 입구에서 길만 건너면 항구다. 항구에는 현대식 배도 있지만 해적선도 있다. 튀니지의 어디에나 있는 해적선이어서 이젠 친숙하다. 관광철은 아니지만 운행하는지 가격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서 안에 들어가 봤다. 매일 오전 운행을 하는데 25디나르에 점심까지 제공한다.

어디나 가격은 거의 동일하다. 

배 앞에는 매와 함께 사진을 찍으라고 하고는 돈을 달라는 사람도 있다. 이것도 튀니지에선 흔한 일이다.

사진을 지워버린다고 하면 그냥 가라고한다.

 

수스의 루아지 터미널은 시가지에서 좀 떨어져 있다.  박물관에서는 걸어 내려가면 20분 정도 걸리지만 그랜드 모스크쪽에서는 30분이 넘게 걸린다. 택시를 타면 2디나르 정도다. 빠르고 시원한 에어컨이 작동되는 기차를 타기로 했다. 기차역은 항구에서 가깝다. 하지만 수스 시내에 있는 역에서는 마디아 까지 운행하는 사헬선 전차가 많이 다니고 튀니스나 다른 지역으로 가는 열차는 외곽의 칼라 스기라에서 많이 다닌다. 칼라 스기라 역까지는 7km 거리로 멀지만 마침 열차시간과 맞아서 택시로 이동했다. 이곳에서 한국에서도 못타본 최신형 열차를 타봤기 때문에 4디나르의 택시비가 아깝지 않았다.

 

수스는 튀니지에서도 가장 유명한 휴양지이며 국제적인 도시다. 페니키아 때부터 항구도시로 이름이 높았고 로마와의 포에니 전쟁에도 하드루메툼이란 이름으로 등장하는 유서깊은 곳이다.

프랑스에서 은퇴한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며 한국 학생들이 불어를 배우기 위해 오기도 한다. 인구는 15만으로 튀니지 제3의 도시지만 까이로완 모나스티르 지역을 아울러 사헬지대로 불리며 실질적으로 튀니지 제2의 도시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