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유적

[갑사]로마시대의 수영장

monsieur 2010. 12. 11. 01:30

 


은 도마뱀 열차를 타고난 후 갑사에 도착한 시간은 2시가 채 안됬다.

이른 시간이니 빨리 밥을 먹고 로마시대의 수영장(Picine du Roman)을 보러가기로 한다. 

 

갑사터미널에서 로마의 수영장은 걸어갈 수 있는 곳이다.(지금은 조금더 아래쪽의 강변으로 500여미터 더 멀어져서 걷기에는 조금 멀다.) 얼마전에 토저에서 갑사에 들려서 수차례 물어가며 밤에 찾아갔던 곳이어서 이젠 낮에 가보려는 것이다.

튀니스에서도 보지못한 외국의 식품들이 진열된 대형 샴피옹에서 길을 건너 직진해서 오른편 골목으로 들어가서 대로까지 걷는다. 로마의 황제상이 서있는 대로의 왼편끝에 있는 문이 로만피씬의 입구다. 길이 좁긴해도 방향이 찾기 쉬워서 금방 도착했다.

 

 

 

낮에보니 카스바(성)와 피씬은 아주 가까웠다. 로마의 대로 중간에 오아시스를 향해 서있다. 먼저 카스바에 들러서 구경을 하려고 했지만 문이 닫혀있다. 일요일 오후에는 일찍 문을 닫는 모양이다. 카스바 안은 개조되어서 현대식 원형극장처럼 꾸며져 있고 그곳에서 행사나 축제를 한다. 또 평지에 지어졌는데 오아시스쪽은 아주 높은 담이고 대로쪽은 낮다. 살짝 열려진 문에서 사진을 찍었다. 다른쪽 입구의 안쪽에는 까페가 있는데 저녁에 방문했을 때 봤기 때문에 생략한다.

 

 

입구에는 물이 있는 수영장과 옷감만드는 것, 카스바 옆의 무덤 등이 벽화로 그려져 있고 다시 아치형 문이 있는 계단을 내려가니 수영장이 나왔다. 로마의 피씬은 물이 있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아직 물이 없다. 일년중에 물이 체워져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었는데 미처 그것까지는 몰랐다. 한 번 오기도 힘든데 두번이나 와서도 제대로 못본게 인연이 없는가 보다. 물이 없는 대신 아이들이 놀고 있는 피씬을 자세히 보기로 한다.

 

 

두개의 수영장이 붙어 있는것이 아니고 사람이 살짝 굽히면 통과할 수 있는 통로로 연결되어있다. 물이 넘치면 흐르도록 된 배수구와 통로안의 아치가 시작되는 턱의 높이가 같아서 물이 차있을 때도 머리는 잠기지 않고 통로를 통과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있다. 까이로완에 있는 아글라비드 저수조에서도 이렇게 두개의 수조사이를 연결해 놓았는데 근처동네 할아버지에게 로마의 피씬을 물어보니 두개의 수조가 꼬뮤니께(통신)한다고 설명해주시는걸로 봐도 이 수영장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생각된다.

튀니지의 안내책자에서 보면 피씬의 한쪽에서 물로 점프를 하고 돈을 받기도 한다고 하는데 점프를 하는 곳은 통로의 창이나 건물 옥상이다.

사진에서는 파랗고 맑은 물이고 규모가 커서 수영하기에 괜찮겠다는 생각도 해봤지만 사이의 통로에 있는 분뇨를 보고는 걱정도 된다.

 

 

 

모래 사막은 아니어도 오아시스의 물로 살아가는 건조한 사막의 끝에 위치한 이런곳에 로마시대에 이렇게 수영장을 만들었다는 것만 봐도 로마인들의 생활수준을 짐작하게 한다. 로마시대 부터 이렇게 깊고 큰 수조를 단순한 물 저장시설이 아니라 더위를 식히기 위한 수영장으로 사용했던 것이다. 

허름한 오아시스 안의 집들이 떠올라  천오백년이 넘는 시간이 더해진 화려한 로마인들의 생활이 극명하게 대비된다.

 

 

 

붉은 도마뱀열차를 타려면 갑사에서 하룻밤을 자거나 토저에서 자는방법 그리고 밤기차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는데 밤기차는 새벽 네시반에 메틀라위에 도착하기 때문에 곤란하고 가장 편한 것은 토저에서 관광 에이전시를 이용해 열차를 타는 것이다. 45디나르 내외의 요금이면 차로 40km를 달려서 열차를 타고 다시 토저로 돌아가는 것으로 편의성을 봐서는 괜찬은것 같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갑사에서 숙박을 하고 잠깐 카스바와 피씬을 같이 구경하는 코스를 잡는것도 좋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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